효비의 위로 푸른 심해의 이미지가 투사된다. 오른편에는 커다란 산호가, 왼편에는 산소통을 낀 채 유유히 헤엄치는 사람이, 그 사이에 효비가 있다.
💡 모이 팀원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순간 효비는 종종 대화 사이 공기 중에 넘실거리는 사랑을 못 견디겠다고 웃으며 말할 때가 있다. 하지만 효비가 만드는 무언가야 말로 사랑이 담기지 않은 것이 없다. 나는 효비의 시선이 녹아 있는 말랑하고 귀여운, 때로는 번뜩이는 창작물에서 담뿍 담긴 애정을 느끼곤 한다. (말로 표현했다가는 잔뜩 혼이 날 거 같아 말하진 못 했다.) 효비와의 대화는 사진 속 파아란 심해와 같이 깊은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타공인 모이의 똑쟁이, 효비의 생각을 옮길 수 있음에 감사함을 표하며 글을 적는다. -하림-
안녕하세요. 효비입니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하긴 하지만 모든 것을 알아채는 것은 아니고, 어떤 사람에게 나는 너무 둔감한 사람일 거 같아요. 어떨 때는 예민한, 둔감하지만 예민한.
순서대로 하면 글을 그나마 제일 먼저 쓰기 시작했던 거 같고, 그림이 그 이후였습니다. 그림은 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거 같아요. 저희 언니가 그림을 너무 잘그려요. 제 그림을 언니 옆에 놓으면 너무 하찮으니까 그림 그릴 생각을 못 하다가 오히려 성인이 된 후 언니랑 살면서 같이 그림을 그리며 놀았어요. 그때마다 언니가 제 그림을 보면서 “귀여워!” 하면서 북돋음 해줬고 그러다보니 내 나름대로 서툴지만 그리는 게 재밌다 싶었습니다. 뜨개질은 제가 원래 바느질, 자수 같이 손으로 하는 걸 좋아해요. 조그맣던 게 뜨면서 커지는 게 좋고 그걸 또 선물할 수 있는 게 너무 좋아요. 요즘 가장 기쁨은 뜨개질입니다. 살다보니. 딱히 막 대단한 영감은 없고 살다보니 하나씩 하게된 거 같습니다.